미국 대선이 정말 드라마같은 역전드라마를 쓰면서 조 바이든이 삼수만에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네요.
바이든은 너무 고령에 치매도 있는 거 같아서 믿음이 안갑니다라는 의견으로 대선 기간 미국 유권자들을 만날 때 한번 씩 들었던 이야기였죠.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 치매?
7일(현지시간) 46대 미국 대통령에 사실상 당선된 조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자신의 잦은 실수(gaffe) 때문에 상대 진영으로부터 놀림과 조롱을 당했었지요.
그가 유년기 때 말더듬증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받았던 그것들과도 흡사한 인신공격이였다고 하네요. 실수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나는 조 바이든의 남편입니다"(I am Joe Biden's husband)라는 말실수다.
누구든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이런 실수가 나올 수 있지만 트럼프 진영에서는 이런 말실수를 바이든의 고령과 조합시켜 치매설을 악의적으로 조장했지요.
바이든의 인지 능력으론 대통령의 격무를 감당할 수 없다는 마타도어도 난무했었지요.
이런 터무니없는 소문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됐던지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도 공식 석상에서 "당신이 바이든의 부인이 맞냐"는 농담 같지만 짐짓 심각한 질문에 직면할 때가 많았어요.
78세인 조 바이든 민주당 당선자는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이 됩니다. 4년 전 트럼프의 70세를 깨는거죠. 73세에 재선한 레이건보다 많아요. 43세 최연소 당선자였던 케네디와는 35세 차이입니다. 이번에 바이든의 나이가 논란이 된 건 신체적 건강 문제가 아니라 잦은 말실수 때문이죠. 도널드(트럼프)를 자꾸 조지(부시)라고 부르고 손녀를 소개할 때 죽은 아들의 이름을 댔다. 대통령이 아니라 상원의원에 출마한다고도 했다. 74세 트럼프는 이런 바이든을 ‘치매’라고 공격했다. “졸린(sleepy) 조”라고도 놀렸어요.
하지만 대통령에 당선되고 확실히 달라졌어요. 바이든은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진행된 대선 승리연설장에서 자신에게 붙은 이런 '치매' 꼬리표를 멋지게 떨쳐버렸네요.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 자체가 그동안의 불필요한 의혹을 일거에 날릴 충분한 사건이지요. 그럼에도 그는 이날 승리연설에서 문제의 표현을 보란 듯이 꺼내 사용했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말씀 드렸듯이 저는 질의 남편입니다" 이 말과 함께 그는 선거 기간 내내 자신 만큼 마음 고생했을 아내 질 바이든 여사에게 무한한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그는 "아내 질의 지지와 사랑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질은 교육자로 자신의 평생을 교육에 헌신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교육은 그녀의 직업이 아니라 존재다"며 "미국의 모든 교육자 여러분, 오늘은 여러분에게 가장 좋은 날이다"고 띄우기도 했어요.
바이든 치매는 더이상 무의미 ??
'나는 조의 남편'이라는 말실수 같은 것은 더 이상 자신에게 시빗 거리가 될 수 없다는 자신감을 애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더욱이 이날 승리연설을 한 바이든 당선인의 목소리 크기와 톤은 역대 어느 젊은 대통령 당선자들의 연설 못지않게 활기와 활력을 느끼게 했습니다.
연설에는 유년기 말더듬증을 극복하고 칠순의 나이에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조 바이든답게 미국인들에게 희망과 용기, 꿈을 불어넣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주말 밤 TV로 10여분 간 생중계한 연설동안 내내 단합과 통합의 메시지로 3억 4천만 미국 국민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치매환자라면 절대 할 수 없는 명연설을 했네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오늘이 큰 실망인 것을 알고 있지만 이제는 서로에게 기회를 줍시다. 서로를 향한 날카로운 말은 그만 두고 서로를 바라보고, 목소리를 듣고, 진보를 이뤄냅니다. 우리는 적이 아니고 미국 국민입니다.
마지막으로 바이든은 ‘나이 약점’을 보완하려고 22세 어린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했지요. 미국 첫 여성 부통령이자 첫 유색 인종 부통령이 됩니다. 미 언론은 “대통령직 수행이 어려울 경우 국정을 이어갈 수 있는 대통령감을 부통령으로 지명해야 한다”며 “해리스가 그 자격을 갖췄다”고 했지요. 바이든은 자신을 ‘전환기 후보(transition candidate)’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4년 뒤면 82세라 재선 도전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뉘앙스로 들렸지요.
치매를 잘 넘겼다고 하지만 결국 다음 대선에서는 연임보다는 자신이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다음 번 대선후보에게 대권을 넘겨줄 수도 있네요. 어쨋뜬 더이상 바이든의 치매는 정치적 이슈가 아니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