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여파가 세계적인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로 옮겨 붙으며 금융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5일, 스위스 취리히 증시에서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보다 30% 넘게 하락한 1.56 스위스프랑까지 주저 앉았다가 그나마 회복을 하면서 마감을 했습니다.
재무 건전성 문제로 자금유출 사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최대 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이 "투자금을 추가 수혈할 의향이 없다"고 못 박으며 주가 급락을 부채질 한 겁니다.
SVB파이낸셜 그룹의 실리콘밸리은행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마저 위기를 겪으며 미국 금융주들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해, 뉴욕증시도 출렁이면서 변동성이 엄청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미국 브리지워터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가 한말이 정말 의미심장하네요.
1. 미국 브리지워터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의 한마디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미국 브리지워터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위기를 미리 알려주는 '탄광 속 카나리아'와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15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달리오는 뉴스레터를 통해 "SVB 파산은 벤처캐피탈 등 다른 부문으로 연쇄적으로 이어질 사건들에 대한 초기 신호"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러한 레터에 쓰여있는 말과 크레디트스위스 뱅크 사태를 본다면 정말 카나리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달리오는 현재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크레디트 증가를 축소해 부채를 줄이는 사이클에 진입해 있다며 SVB 파산은 단기 부채 사이클에서 거품이 꺼질 때의 전형적 증상으로 분석했습니다.
연준이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이런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음을 고려하면 앞으로 도미노처럼 더 많은 기업이 파산할 것이라는 게 달리오의 생각입니다.
레이달리오는 앞으로 많은 기업이 자산을 손실을 보면서 낮은 가격에 팔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점차 시장의 부채를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기업 파산이 연준과 감독당국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게 만들어 문제가 해결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부채 사이클은 강한 긴축에서 위축 국면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게 더 큰 문제로 보입니다.
실제로 일어나면 안되겠지만, 정말 무서운 분석입니다. 매일매일 파산의 위험성이 있는 은행들이 나오고 있어서 적당히 넘어갈 문제는 아닌듯 싶습니다.
특히나 주식시장에 투자하시는 분들은 은행섹터만이 아니라 시장 전방에 대한 유동성 위기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보니다.
2. SVB 파산이유
SVB 파이낸셜 그룹 SVB는 1982년 설립된 기술기업 중심의 은행입니다, 지난 9일 고객들의 예금 인출로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보유한 만기 전 채권을 급하게 매각해 대규모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증자에 나섰으나 주가가 그날 하루에만 60% 이상 폭락해 결국 자금조달에 실패했지요.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SVB 파산의 여파 확산을 막기 위해 공동성명을 내고 SVB의 고객 예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 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하면서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는 했으나 아직 불씨는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3. 탄광 속 카나리아 뜻
탄광 안의 카나리아가 위험의 전조증상을 의미하는 비유로도 쓰입니다. 이는 카나리아를 광산의 갱 안에서 키우면서 산소분압 측정기로 이용한 데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산소포화도에 민감한 카나리아가 죽으면 위험하다는 경고입니다. 그래서 옛날에 군대에서 패치카로 난방할때 일산화탄소 측정기 대신 길렀다고 합니다. 카나리아가 비싸서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은 문조로 대신하기도 했어요. 이마저도 안되면 때론 촛불을 쓰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이러한 기원때문에 위험 및 문제발생 경고나 예방을 위한 장치나 테스트 버전을 카나리아의 영어명인 Canary라고 하기도 합니다.
광부들이 쓰는 장치는 위와 사진처럼 생겼어요. 별달리 부르는 이름은 없고 그냥 'Canary Contraption' 등으로 불렀습니다. 카나리아가 갇혀 있는 공간에는 외부와 호스가 연결되어 있어 공기가 순환할 수 있고 가스가 안으로 들어오면 카나리아가 반응해 마구 몸부림치다가 죽는 모습을 유리를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쪽에 있는 산소통과 연결된 장치(Canary Resuscitator)는 원래는 없던 것으로 자신들을 위해 희생하는 카나리아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생물을 일부러 죽어가는 걸 보는 것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달게 된 것입니다. 위의 밸브를 돌려 바깥 공기를 차단하고 대신 산소통의 산소를 주입해 카나리아를 살려내는 용도라고 합니다.